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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ming/우아한테크코스

우아한테크코스 레벨 1 회고

우아한테크코스에서 "엘리"라는 이름으로 살게 된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시간이 참 빠르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내가 개발을 대하는 방식, 나의 하루 일과, 나의 습관들이 전부 바뀌었다.

 

1.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나에게 개발은 닥치면 하는 숙제같은 느낌이었다. 학교 전공, 공모전, 약간의 알고리즘 문제들이 내가 하던 개발의 전부였다. 전공 과목들은 수업시간에 배운 것만 공부하면 점수를 잘 받을 수 있었고, 공모전은 할 줄 아는 안드로이드를 조금만 건드려도 웬만한 상은 탔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이 좋았을 뿐이지만!) 성과가 좋아버리니 나는 안도했다. 아! 나는 개발 좀 하는구나! 정말 그렇게 생각했었다. 다 오만이었다! 여기 들어와서 깨달았다. 첫 날부터 페어 프로그래밍을 하며 내가 일급 컬렉션을 모른다는 사실에 멘탈이 나갔다. 나 빼고 다 아는 듯한 그 기분은 다시 생각해도 아찔하다. 하지만 포비의 말 한 마디에 금방 일어났다. "비교는 어제의 나와 하세요". 경쟁을 싫어하는 나에게 최고의 자극이 되었고, 매일 '누구랑 놀까'를 고민하던 나는 '오늘은 어떤 공부를 할까'를 고민하는 나로 변했다.

 

2. 매일 8시 30분에 눈을 뜬다. 20살 이후로 이렇게 부지런했던 적이 없다. 1교시는 고사하고 12시 수업도 힘들어하던 나였다. 하지만 지금 이 생활이 싫지 않다! 매일 나를 채찍질하고, 성장하는 나를 느끼는 재미가 바로 날 8시 30분에 눈 뜨게 하는 원동력이다. (우와 진짜 재수없지만) 사실이다. 그럼 교육장에서는 뭘 하냐고? 미션을 한다. 매일 페어와 주어진 미션을 하고, 미션이 어느정도 완성되면 개인 공부를 한다. 벌써 여기 와서 5권의 책을 샀다. [이펙티브 자바]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그림으로 배우는 HTTP & Network Basic] [스프링 부트와 AWS로 혼자 구현하는 웹 서비스] [개발자가 반드시 정복해야 할 객체지향과 디자인 패턴] 이렇게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원래 책을 잘 안 본다. 특히 개발 서적은 수업시간에 필요한 책 외에 내 손으로 산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데 더 이상은 아니다. 성장하려면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주입받아야 하고, 나는 성장하고 싶기 때문이다!

 

3. 나다워졌다. 사실 그동안 학교나 동아리 등 여러 인간관계에 참 신경을 많이 썼다. 이 사람에게 나는 어떤 사람으로 비춰질까 항상 노심초사했다. 어딜 가도 인싸가 되고 싶었고, 사람에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버린 나머지 점점 지쳐갔다. 그래서 우아한테크코스에 들어오기 전, 착한 사람, 밝은 사람에서 벗어나자는 생각을 가졌었다. 마침 포비도 비슷한 말을 해주셔서 더욱 힘입어 착한 , 밝은 을 하지 않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덕분에 크루들에게 처음에 말수도 적고 무서워보였다?는 말도 몇 번 들었지만!) 그래서 지금은 우테코 생활이 참 편하다.

 

 

사실 레벨 1을 보내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얻었다. 문자열 계산기부터 자동차 경주 게임, 로또, 블랙잭, 대망의 체스까지 전부 구현해냈고, 객체지향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 더 좋은 코드를 뽑아내기 위해 매일 고민하고 시행착오했다. 사실 이렇게 얻은 게 많다보니 남은 시간동안 성장이 더디거나, 무언가 잘 안 풀린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경험이니 멀리 보고 꾸준히 성장하는 개발자가 되어야겠다.

 

레벨 2 목표

1. 개인 공부의 비중을 좀 더 늘리고 싶다. 6시가 되면 미션은 접고 개인 공부를 시작하자. 스프링 부트, HTTP, 프론트엔드 등등 하고싶은 게 너무 많지만! 우선 HTTP와 스프링부트 책을 읽고, 시간이 되면 호돌에게 Vue.js를 좀 뽑아먹어보자.

2. 의식적으로 TDD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보자. 사실 TDD가 왜 좋은건지 아직 잘 와닿지 않는다. 그러니 더욱 도전해봐야 한다. 점점 어려워지는 도메인 덕분에 마지막 체스 미션 때는 TDD를 버려버렸다. 역시 급해지면 옛날 습관이 나오나보다! 레벨 2 때는 미션이 시작되면 무조건 페어에게 티디디..! 티디디...! 하고 외쳐야겠다.

3.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운동을 하자. 레벨 1 중간에 운동을 멈춰버렸다! 안 된다.. 운동 스터디를 만들어서 인증을 해야겠다.

4. 코드 리뷰 스터디를 만들어야지. 다른 크루들과 이 코드는 왜 이렇게 짰는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게 참 많다. 서로의 지식도 나누고, 누가 어떤 성향의 개발자인지도 파악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이런 시간을 만들어야겠다.

5. 매일 3시간씩만 풀! 집중하는 습관을 만들자. 작은 거라도 꾸준히 이어가는 연습을 하고 싶다. 우아한테크코스가 끝나도 성장이 습관이 되도록 훈련하자.